본문 바로가기
카테고리 없음

메드팩토 대표 "기존 항암제 효과 높이는 신약 개발

by sunkissedlook 2020. 8. 19.

“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키트루다 병용 임상 1500여 건 중 MSD가 키트루다를 제공해주는 임상은 약 150건밖에 안 됩니다. 우리는 두 건이나 하고 있죠. MSD가 백토서팁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”


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지난 14일 “MSD가 병용임상 회의를 예전보다 자주 여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”며 이렇게 말했다. 이 회사는 이달 초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과 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보는 병용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. 2018년 대장암·위암 병용 임상을 승인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.

“모든 항암제와 병용 추진”

백토서팁은 ‘TGF-베타’ 억제제다. 암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 TGF-베타라는 물질을 많이 분비한다. TGF-베타는 암세포 주변에 딱딱한 막을 생성해 면역세포와 항암제의 공격으로부터 암세포를 보호한다. 암세포의 전이를 돕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방해한다. 암줄기세포가 형성되는 것을 유도해 항암제 내성도 일으킨다.

 

김 대표는 “TGF-베타는 모든 암에서 다량 분비되는 물질”이라며 “다양한 기능을 하는 TGF-베타를 백토서팁이 억제하기 때문에 여러 치료제와 병용할 수 있다”고 설명했다.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병용 임상만 9건이다. 올해 1건의 병용 임상을 추가할 예정이다.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죽이는 대다수 항암제와 달리 다른 항암제가 효과를 더 잘 내도록 돕는 약물 특성을 고려한 임상 전략이다.

백토서팁이 TGF-베타를 저해해 암조직을 감싸는 막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향상된다. 내성이 생기는 약점이 있는 표적항암제와 화학항암제의 경우 백토서팁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. 백토서팁이 내성을 유발하는 암줄기세포를 없애주기 때문이다.

“바이오마커로 효과 더 높일 것”

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이 잘 듣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생체표지자(바이오마커) 연구를 모든 임상에서 하고 있다.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. 이 회사는 위암 췌장암 방광암 유방암 식도암 폐암 등 TGF-베타가 많이 분비되는 암 중에서 백토서팁이 효능을 낼 수 있는지 판별해주는 바이오마커 ‘VRGS’를 찾아냈다.

이 회사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면역항암학회(SITC)에서 바이오마커 치료 효과를 공개한다. 국내 대장암 임상에서 확보한 종양 샘플을 분석해 VRGS로 백토서팁의 치료 효과를 예측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. 김 대표는 “임상시험에서 TGF-베타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에 대한 결과를 내놓는 첫 사례가 될 것”이라며 “내년까지 적어도 30~40명의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”고 했다.

 

메드팩토는 2013년 테라젠이텍스에서 분할 설립한 항암 신약 개발업체다. 현재 개발 중인 신약 ‘백토서팁(TEW-7197)’은 키트루다, 임핀지 등 세계적인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.

메드팩토의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형질전환증식인자 TGF-β(티지에프-베타)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다.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.

 

백토서팁 치료 효과는 암 발생 부위나 종류와 무관하다. 종양의 특정 유전자 발현량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섬유화 조직이 많은 고형암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메드팩토 측은 기대하고 있다.

메드팩토의 신약 개발을 이끄는 김성진 대표는 일본 쓰쿠바대에서 응용생물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. 미국 국립보건원(NIH) 암 연구소 종신수석연구원, 가천의대 석좌교수 겸 이길여암당뇨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.

한국과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 메드팩토와 관련한 병용 임상은 8건이다. 올해 병용 임상 2건을 추가한다. 김성진 메드팩토 대표는 경제지와 인터뷰를 통해 "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 TGF-베타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에 대한 결과를 내놓는 것은 메드팩토가 처음"이라고 말했다.

이어 "내년까지는 적어도 30~40명의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"이며 "신약허가를 받는 데 충분하다고 본다"고 덧붙였다.

댓글